日記2010. 7. 2. 10:19

버스 타고 오는데, 다리가 아픈 거다. 가방도 무겁고.
자리 비어서 얼른 앉았는데, 한 정거장 간 이후 타는 할머니.
날 보자마자 앞에 오셔서는 여기 앉을라고 하면서 계속 손가락질하시면서 눈치 작렬.
어쨌냐고? 결국 자리 비켰지 뭐.

버스나 지하철 탈 때 자리 양보 잘 하는 편이지만, 이렇게 강요당하는 건 얘기가 다르지.
좋은 일하고서도 힘들고 더러운 이 기분.
그러고보니 자리 양보 강요당한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여자더라.
나이 젊어서 힘 있으니 자리 양보해라 이런 이유인데, 더 힘 좋고 몸 좋아보이는 젊은 남자한테는 절대 안 건드려.
껌 좀 씹을 거 같은 일진 st한테도 마찬가지.

서울에 살던 시절, 본가에 있다가 오랜만에 서울로 올라와서 지하철 타고
무거운 짐 두 개 들고 낑낑대며 서 있는데 마침 등장하는 구걸 할아버지.
양복 깔끔히 차려 입고 몸 멀쩡해 보이는데, 남자는 쏙쏙 피하면서 젊은 여자만 골라서 구걸하더라.

아기 엄마 가방 뺏어서 동전 털어가더니, 나한테 와서 손을 내밀길래 가만히 있었다.
짐 들고 있어서 돈 꺼내기도 뭐했지만, 편하게 앉아있었어도 절대 안 줬을 거임-_-
그랬더니 한 대 때리고 지나가더라. 미친..나이를 곱게 *먹지.
그 때 짐 없고 움직이기 편했으면 정말 역무원 호출 버튼 눌러서 신고했을 듯.
임신부가 노약자 석에 앉아이는 거 보고 양보 안 해준다며 애 떨어져라 쌍욕하던 할아버지 얘기도 있던데,
저런 할아버지 아냐? 갑자기 의심이...;;

그러고보니 고딩 시절, 친구랑 길을 가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도와달라며 모금함을 내밀더라.
주머니에 있던 동전 100원, 500원 중에서 100원짜리 줬음.
500원을 본 할아버지, 그것도 달라며 손 내밀더라.

결국 줬는데 참..기분 더러웠음.
오죽하면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겠냐고 -_-
(쪼잔하다 욕해도 어쩔 수 없다. 이건 자발적 도움이 아니라 갈취당한 거라고 ㅠㅠ)
근처에서 밥 사먹고 집에 가는데, 그 할아버지랑 똑같은 모금함 든 아줌마가 다시 돈 달라고 오길래
아까 여기 있던 할아버지한테 돈 줬거든요? 하고 가 버렸다.

그냥 딱 잘라서 거절하면 될 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는데,
미성년자가 어른한테 No!를 잘 말할 수 있는 건가?
물론 소심한 내 성격 탓도 있지만 (대학 입학 후에도 소심하다, 순진하다는 소리 들었다 ㅠㅠ)
애들한테 시키는 교육이 무조건 Yes를 말해야 되는, 순종적인 애들이 좋아< 이런 분위기 아님?

교육 운운할 것도 없고, 결국 만만하니 당한다 이거지. 젠장 ㅠ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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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白桃